기자의소리

입력시간 : 2019-03-17 23:24:24 , 최종수정 : 2019-03-17 23:55:45, mybc 기자



"여성들 공포속에 법안은 국회에서 2년째 잠을 자고 있다"


“달아나는 딸을 다시 끌고 들어와 마흔세 번을 찔렀다고 하는데.. 어떻게 사람이... 부모가 그 말을 듣고 아이를 보는데 몸 어디에도 성한 데가 없어서...”







관악구 데이트폭력 살인사건 피해자 동생 "2019년 1월 6일 새벽 너무나 소중하고 사랑하는 저희 누나가 28살 꽃다운 나이에 억울하게 가족의 곁을 떠났다"며 "가해자는 누나를 지속적으로 괴롭혀온 전 남자친구로, 데이트 폭력이 지속되다가 결국 가해자가 평소 소지하고 있던 칼에 무참히 살해당했다"


‘데이트폭력 살인’은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데이트폭력 처벌 강화, 피해자 보호법안은 수년째 국회에서 잠을 자고 있다.


지난 1월 6일에도 새벽, 서울 관악구의 한 빌라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현장에서 발견된 직장인 신모(27·여)씨 시신에선 40번 이상 칼에 찔린 흔적이 보였다. 얼굴은 심하게 부어 있었다. 범행한 A씨(27)는 비명 소리가 들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내가 죽였으니 잡아가라”며 현장에서 자수했다. 신씨와 A씨는 교제한 지 6개월째였다.


신씨 유족과 지인에 따르면 A씨는 평소 신씨 생활에 병적으로 간섭했다. “너는 내 손바닥 안에 있다”는 말도 했다. 연락이 잘 안 되면 “다른 남자 만나는 거면 너와 네 친구들 다 죽여버린다”며 화를 내기도 했다. 사건 당일도 A씨는 신씨의 SNS에 “아프다는 X이 남자랑 술처먹고 즐겁냐 X같은 X아”라고 욕설을 남겼다. 그러나 신씨도, 그런 말을 함께 들은 주변 친구들도 숱하게 들은 협박이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

피해 여성의 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 A씨는 "국민 여러분 제발 도와달라"며 "사람을 죽이고도 반성하지 않는 극악무도한 살인마의 강력한 처벌을 위해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


경찰청에 따르면 2016년 18건, 2017년 17건에 이어 지난해에도 16건이 발생했다. 데이트폭력 살인미수 사건 역시 지난해 26건이 발생했다. 2018년 데이트폭력 신고 건수는 1만8671건으로 2016년 9364건에 비해 2년 사이 배로 늘었다. 데이트폭력 범죄로 지난해 입건된 가해자는 1만245명으로 2년 연속 1만명을 넘었다.


사태가 이렇게 심각한데도 데이트폭력 처벌 강화, 피해자 보호법안은 수년째 국회에서 계류중이다. 2017년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이 잇따라 관련 법안을 발의했지만 ‘처벌’ 부분을 규정하는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에는 아예 안건으로조차 오르지 못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법을 개정해서라도 가중처벌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게 무색할 지경이다. 국회 관계자는 “법안 논의를 위한 관련 공청회조차 아직 언제 개최할지 기약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데이트 폭력은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증거 수집이 어렵고, '내가 잘하면 나아지지 않을까', '좋아하니까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신고를 미룬다. 이 때문에 피해자는 많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데이트 폭력을 경험하고 '도움을 요청한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평균 36.9%만이 '도움을 요청했다'고 답했고, 63.1%는 언어적, 신체적, 성적 폭력을 당하고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걸로 조사됐다.


상대가 울면서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빌어 용서해줬지만, 다시 폭력을 가한 상황이나 "만나주지 않으면 죽겠다"고 윽박지르는 탓에 만남을 이어가고, 술만 마시면 욕을 하고 폭력을 행사하는데 평소에는 다정해 헤어지지 못한다며, 교제를 이어가는 상황이 부지기수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례 모두 데이트 폭력에 해당하므로 상대와 관계를 계속 이어갈지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혼자서 해결하는 것이 두렵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가족이나 지인, 상담소를 적극 활용하라고 강조했다.



데이트폭력은 절대 사랑이 될 수 없다는 것을 피해자들은 인지해야하고, 데이트폭력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어야 한다.


'교제관계'를 규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통과되지 못한다고 발뺌하지만, 이 때문에 데이트폭력은 폭력을 넘어 살인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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