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닌 평범한 우리들의 이야기

독립서점과 독립출판은 삶에 꽤나 큰 활력을 준다

입력시간 : 2019-06-06 14:29:05 , 최종수정 : 2019-06-15 11:21:59, 엄현이 기자

내가 독립서점과 독립출판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채 3개월이 되지 않았다.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된 저자소개 기사를 통해서 '독립출판'이란 단어를 알게 됐다. '저 청소 일 하는데요?'라는 책을 출간한 김예지 저자의 인터뷰 기사였다. 인터뷰 내용은 저자가 쓴 책에 대한 이야기, 책을 쓰게 된 이유, 본인의 인생과 삶에 대한 내용이었고, 그 중 첫 책을 독립 출판했다는 내용을 알게 됐다. 해방촌의 스토리지북앤필름이라는 독립서점 워크숍을 통해 독립출판(자가출판, 1인 출판)을 배우고 책을 냈다는 거였다. 기사를 보고 '대체 독립서점이 뭐야?' 하며 인스타부터 뒤지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의 스토리지북앤필름 서점을 찾았고, 4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유명한 독립서점임을 알게 됐다. 다양한 자가출판물을 취급하고, 책 판 뿐만 아니라 다양한 워크숍, 저자인터뷰, 팟캐스트, 북페어, 아트페어 등 대외활동도 활발하게 하는 곳이었다. 마침 iWork라는 자가 출판 수업을 모집하고 있었고 나는 고민 없이 바로 4주간의 책 만들기 수업과 4주간의 북 바인딩 수업을 참여했다.

사실 책을 실제로 만든다는 기대보다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 수 있는 수업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2권의 책을 이미 독립 출판한 강사는 적극적으로 책을 만드는 수업임을 강조했고, 책을 만드는 기쁨을 알려주었다. ​그렇게, ​나는 10개월의 백수기간 블로그에 투덜거렸던, 사실 한풀이 같았던 글들을 하나하나 모으고 편집하면서 그렇게 책 한권을 완성했다. 4월한달간의 수업으로 5월2일 완성본을 인쇄한건 사실 책의 완성도보다 속도를 고집했던 나의 성급함, 조급증이 또 한몫 했다. 7월말까지만 한국에 있을 나의 스캐줄상 5월에 책을 인쇄하고 2~3달간 입고와 홍보를 해야한다는 나름의 계산이었다. 하지만 급하게 마음먹었다고 헛투루 작업하지는 않았다. 서울의 마음에 들어하던 서점들은 모두 방문해보고, 수십권의 독립서적들을 사서 읽어보았다. 다양한 주제의 책들을 만저보고, 판형과 디자인도 보고, 글씨체와 줄간 자간 목차 눈에띄는 부분들을 세심하게 관찰했다. 단기간에 꽤나 많은 책들을 사보고, 느껴보고, 서점을 구경하는 순간순간이 책을 만들어 완성했던 때보다 사실 더 재미있었던것 같다. 그렇게 300권의(6박스) 책이 집에 온 후 전국의 수많은 서점을 뒤지기 시작했다. 입고계획을 잡기 전까지 해방촌의 스토리지, 별책부록, 고요서사 정도만 알던 내가 막상 입고계획을 세우려니 수십 개의 서점정보가 필요하게 된 거다. 연관검색이 되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양한 서점들을 리스트업하고, 이메일 정보, 주소, 연락처 등을 엑셀로 정리하고 나니 약 100개의 서점이 나열됐다. 입고계획은 명료했다. 서점의 크기와 관계없이 다양한 지역에, 연락해주는 서점에 무조건 입고한다! 였다. 다만 특히 직접 방문해보고 마음에 들었던 서점에는 이메일을 두세번 써서라도 꼭 입고한다는 추가 목표도 잡았다. (개인적으로 스토리지, 별책부록, 책방연희, gaga77page, 다시서점, 헬로인디북스, 이후북스, 고스트북스는 꼭 넣고 싶었다) 물론 모든 원하는 서점에 다 입고할 수 있었던 건 아니지만 내 책의 수준에 비해 꽤 많은 서점에서 입고 수락을 해주셨고, 한곳 한곳 정성스럽게 포장해서 배송하는 하루 하루가 꽤 행복했다. 그렇게 5월5일부터 수십통의 이메일을 썼고, 35곳의 책방에 입고를 완료했다. 지금 남은 책은 약 60권으로 앞으로 연락 오는 지인, 재입고서점을 위해 남겨둔 상태다. 2달간 배우고, 방문하고, 읽고, 느꼈던 독립서점과 독립서적은 분명히 내 인생에 작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책을 입고한 후 아쉽게 느껴졌던 글쓰기에 대한 고민도 역시나 스토리지의 '에세이 스탠드'수업으로 이어졌고, 4주간의 에세이 수업을 통해 나는 또 새로운 목표와 배움을 얻게 됐다. 나의 경험 덕분에 주변 지인들도 모두 독립 서적과 서점에 관심을 갖게 됐고, 모두가 이제 책 한권씩 준비중이다. 매주 각자가 어느 책방에 갔고,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서로가 서로에게 추천한다. 나 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두가 독립서적과 한층 가까워졌다. 그만큼 바쁘고 복잡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인생에 고민이 많은 우리들에게 꽤나 큰 영감과 안식처가 되는것 같다. ​모두가 책을 낼 필요는 없다. 다만, 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독립서적들을 정말 추천하고 싶다. 특별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평범한 우리들의 이야기가 있는 책. 그런 독립서적들을 통해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는 경험.

분명 누군가의 이야기가 삶에 활력과 인사이트가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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