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품 위작 판정,탄소연대측정

탄소화합물 방사선 동위원소 역할

연대측정 가능,방사성탄소

최근 C-14 비율 증가를 통해 위작 판별

입력시간 : 2019-07-10 15:52:08 , 최종수정 : 2019-07-14 01:06:35, 김태봉 기자

1945716.

 

미국 앨라모고도 사막에서 최초의 핵폭탄이 폭발한 이후 세계 각국은 앞 다퉈 핵실험을 자행했다.

 

1968년 핵확산방지조약(NPT)이 체결됐으나 이미 인류는 가공할 무기를 다수 가지게 됐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핵위협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세상 모든 일에는 명암이 있는 법.

생각지도 못한 분야에서 핵실험의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최근 뉴욕타임즈는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기사를 소개했다.


예술품 위작 판정과 방사성탄소연대측정의 상관관계다. 1940년대에 개발된 방사성탄소연대측정은 수많은 과학자들의 사랑을 받는 기술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탄소화합물 속 방사선동위원소인 탄소-14(C-14)의 조성비를 측정해 그 연대를 추정하는 것이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에는 세 가지 유형의 탄소가 존재한다C-12, C-13, C-14라는 이 세 원소의 비율은 항상 일정하기에 광합성, 호흡, 섭식을 통해 대기와 탄소를 주고받는 모든 생물도 마찬가지로 동일한 비율을 유지한다.

그런데 죽은 후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탄소순환이 없어져 이 원소들은 고립되고, 그중 방사성인 C-14만이 일정한 속도로 붕괴되기에 그 비율을 측정하면 연대를 알아낼 수 있는 것이다.

 

(반감기 약 5730)

덕분에 우리는 나무, , 천 등 한때 생물이었던 모든 것의 나이를 측정할 수 있다.

이는 미술품도 마찬가지.


극소량의 캔버스 조각 등을 채취해 C-14 비율을 측정하면 제작 연대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 문제는 위조범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점. 때문에 원작과 비슷한 연대의 캔버스나 물감을 다시 사용하는 방법으로 수많은 전문가들을 농락해왔다.

그런데 최근 스위스-독일-미국 공동연구진이 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 것이다. 그 비결(?)은 바로 핵폭탄 실험으로 인한 탄소 14 원소의 증가다.

탄소 14는 고에너지 우주선(cosmic ray)이 대기 중 질소 원자와 충돌할 때 자연적으로 생성되는데, 1900년대 중반 수차례 진행된 핵실험에서 엄청난 양의 고에너지 우주선이 방출됐다.

이는 대기 중 탄소 14의 비율을 사실상 두 배로 만들었다.

 

때문에 1900년대 중반 이후 제작한 위작에는 그 흔적이 남을 수밖에 없다.

캔버스, 물감은 예전 것을 사용하더라도 기타 회화 재료에는 이미 늘어난 비율만큼 탄소14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사라 흔이라는 미국 작가의 위작을 판별하는 데 성공했다.


캔버스와 물감 일부를 분석한 결과 오래된 물감의 재활용을 위해 사용한 결착제(binding agent) 속 오일에서 탄소14의 과잉을 발견한 것

연구진의 계산 결과 해당 오일은 1983~1989년 사이의 것으로 추정됐다이는 1985년에 위작을 그렸다고 자백한 위조범의 진술과 일치하는 것이다참고로 원작의 연도는 1866년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갈수록 심해지는 위작 논란에 획기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 200μg 미만의 시료로도 측정 가능하기에 작품 훼손도 거의 없다는 평가다.

1μg=1,000분의 1그램

 

결국 가공할 무기를 만들기 위해 시행된 핵실험이 문화유산 감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의의다.

그야말로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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